금북정맥

금북 9차

dkfma8599 2012. 12. 26. 14:23

금북정맥9차

물편고개(청양군 화성면)~수덕고개(예산군 덕산면)

06년 4월 30일 바람세고 황사가 적당한?날

나홀로

도상거리:33km

산행시간:13:20여분

물편고개06:30-우수고개07:27-금자봉08:26-신동마을10:28-아홉골11:33-갈마고개12:26-162.4봉12:54-신성역13:15-꽃조개고개13:50-남산14:23-하고개15:30~16:05식사-백월산16:57-까치고개17:50-홍동산19:00-수덕고개19:52


이런저런 연유로 정맥을 놓친지도 어언 두달!

삐리릭~~~친구의 전화다.

“어이 어디 안가냐?”

울고싶은놈 뺨 때려준 친구가 고맙다.

‘으음 정맥이나 이어갈려고 생각중인데 좀 길게가려고... 대략 15시간정도....?’

“그래? 가보지뭐, 내가 준비할건 뭐냐?”

.............항상 묵묵히 따라주는 친구가 고맙다.

한참후! 삐리릭~~~친구다.

“에이참!집에 일이 생겨서 못갈 것 같다야~ 쪼금만 타고 와...”

그래? 알았다.할 수 없지 뭐...

오랜만에 친구와 호흡할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나태해진 몸이 머어언 길을 무사히 버텨줄까 걱정만이 앞선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

온양 대술 신양을 거쳐 청양군 화성면 물편고개 까지는 두시간여 걸리는데,29번 국도 온양 예산 광천을 이용하는 것이

한참 빨리 갈수 있다는 사실을 후에 알게된다.

새벽바람을 가르며 떠나는 길!

낯익은 음악이 흘러나오니 그 옛날 “슈퍼트램프”를 유난히 좋아하던 그녀가 불현 듯 떠오른다.에이! 쯔쯔! 그만둬!!!!!

어떻게 알았는지 라디오는 찌지직~~~~ 잡음을 토해내며 망상을 깨워버린다.

지난 1월8일 이곳에 내려선 후 이제야 찿았으니 어언 100여일,그때는 하얀 눈이었는데....

*새벽*

어둠을 가르고 나서는 미지의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흥분과 설레임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일깨워 주기에 이렇게

단잠을 마다않고 떠난다.

그 옛날 누나 손잡고 성동초등학교 별관으로 입학식 갈때도 이렇게 설레었을까.......?

장사 하시는라 항상 바쁘시던 엄니를 대신해 정성껏 짠 파란 털코트에 손수건 매달아주던 누나가 그리운 새벽이다........

*아침*

지난 1월 하얀눈속에 내려섰던  물편고개에 아침햇살이 밝아온다.

어떤넘은 비가 하루종일 내릴거라 약올리더만 다행히 하느님이 보우하사 수중전은 모면하겠다.

저기 오서산에서 일출을 보마 계획했던 당찬 꿈은 깨지고, 머나먼 길 어둡기전 도착할 욕심에 초장부터 바빠지는 발걸음이다.

오서산 갈림길!“정상1.7km"   오를까~~.....? 말까~~.......? 참외 한조각 베어물며 장고 끝에 황사 빌미삼아 그냥가기로 한다.

올라가야 아무것도 안보일텐데 뭐.......^^

금자봉을 수놓은 참꽃도 이제는 철쭉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듯, 마지막 꽃잎을 불태우는 모습을 뒤로하며 신동마을로 내려서면

이후로 갈마 고개까진 농로와 밭을 오가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정맥이 위태롭기만 하다.

중학교 추첨일!평중에서 돌렸던가.........?일명 뺑뺑이를 돌려 하얀놈을 건지니 평중이요,**색은 동중, 분홍색은 한광이라 하며

친구들과 본의 아니게 헤어지고.....

고등학교 또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과 선생님의 강요에 의해 입학하고,혹은포기하고... 이때부터 험난한 인생

살아가는 법을 하나둘씩 터득하기 시작하지........

*낯*

야트막한 구릉지대가 연이어지는 길, “열녀 난향의 묘비”를 지나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이 남진 노래와 딱 맞아 떨어지는

아름다운 집도 지나면,“뜨아!웬 기찻길!?”말로만 듣던 철로가 마루금을 지나가는 “신성역”이다.

21번 국도가 지나가는 꽃조개 고개의 가파른 절개지를 바싹 긴장하고 내려서니 “마온휴게소‘가 반갑다.시원한 이온음료 한캔을

단숨에 들이키고, 수많은 예식 하객들을 피해 하고개를 향하는 발걸음은 더위에 지쳤는지 모래주머니를 매단 듯 무겁기만한

시간이 흘러간다.

서울에만 있는줄 알았던 남산이 이곳 홍성에도 있구나,팔각정이 근사한 정상을 지나 직진하는 길은 맥이 아니기에 되돌아

나와 선답자의 씨그널이 매달린 가파른 내림길을 향한다.

29번 국도 하고개엔 “노을이 멋있는집”이 자리하여 지친 나그네 쉬어가기 안성맞춤이여~~~~쩝

오천원이 민망하게 풍성한 산채비빔밥에 커피로 밧데리 재충전후, 일월산 오름길이 어디맨가 물어보니.........???????.......

일월산은 없고 백월산은 도로 좌측이 들머리란다.

용봉산과 더불어 홍성을 대표하는 백월산!용봉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성은 떨어지지만 정맥의 정수리를 차지한 백월산의

옹골찬 기세는 용봉산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산이 아니면 그누가 생면부지 타인에게 음식을 권할수 있을까?그것도 아줌마가......

오랜 지인처럼 건네주는 사과 한조각의 행복감이 산을 찿는 또하나의 이유인것을....

대학교로...산업전선으로...군대로...

성인이 된 우린 각자의 길을 찿아 나름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의 젊은이 인것을........

*석양*

오늘의 마지막봉 홍동산을 향하는 길!

화마에 쓰러진 나뭇등걸이 어지럽게 등로를 가로막은 처참한 현장이 가슴아프다.

불탄 나무를 헤집는 손은 군고구마 까먹은 아이처럼 까맣게 물들어가고, 석양이 스러진 하늘 또한 까맣게 물들어가는

아~!홍동산의 봄날이여.........

수덕고개를 향한 마지막 내림짓에 어둠이 훼방을 놓았는지?긴장이 풀려선지?

넘지 말아야할 물길을 건너며 종착역 육괴정(느티나무 여섯그루)에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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