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7차 이야기
청양 학당고개~천마봉~구봉산~백월산~엿방고개(물편)
06년1월 8일 맑은날 나홀로
산행시간 10:00
새벽2시40분 속쓰림에 깨어납니다.알람은 4시에 맟췄는데...
에라!이래저래 못자는것 산행준비를 갖추고 3:55분 집을 나서기로 합니다.
송악을 거쳐 대술에 도착한 시각이 4시45분(50km). 청양 학당고개에 위치한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5시18분(78km)인데,
올때 대술서 도고 신창으로 빠지는 코스를 재어보니 비슷비슷 한 것 같습니다.
날씨는 퀘청하고 춥지도 않은 산행하기에 댓길인 날씨지만 혹시나 하여 쟈켓은 집어넣고 빵모자는 챙겨쓰고 출발합니다.
05:55)지난 구간을 어둠속에 끝마치며 들머리를 확인 못한터라 초입을 찿기가 난감하다.어둠속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선답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청양 장례식장(자동차 정비소)뒤편이 마루금 인지라 그쪽서 낮은 절개지를 치고 올라서는데,
들머리를 알리는 표시기들이 뵈이질 않아 약간을 헤매다 공제선이 보이는 쪽으로 조금 올라서니 무덤이 나오고 낯익은
표시기들이 반갑습니다.
이젠 됬구나!선답자들의 흔적을 쫓아 안심하고 진행하는데 차소리가 가까워지고, 지난번 내려섰던 에덴모텔 불빛이 바라보이니,
아차! 표시기만 믿고 역으로 진행한것이 아니겠습니까?
뒤돌아와 제방향을 찿기란 녹녹치 않아 약간 헤맨끝에 매일유업 철망에 달라 붙고, 10여분 진행하면 철망이 꺾이는 지점서
철망을 버리고 우측의 표시기 따라 들어가는 길에서 다시한번 한참을 헤매다 마루금을 접합니다.
뽀드득!뽀드득! 눈밟는 촉감과 소리가 정겨운 정맥길!낮은 고도지만 어둠속의 눈덮인 산하는 제법 고산의 풍치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임도와 고개를 넘나들며 고도를 서서히 높여갑니다.
260봉에서 맥은 좌측으로 꺾이고 여명은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 일출을 저 앞의 봉에서 보마!하고 부지런히 내딛는 발걸음에
등허리는 축축해지고 이마엔 구슬땀이 흘러 내릴 정도로 애써 올라 보지만 때는 늦으리! 햇살이 눈부십니다.
08:40)라면을 끓여서 민생고를 해결하는 시간 손끝이 끊어질 듯 시린 것을 보니 아무리 따뜻해도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09:20)여주재에 내려서니 SK 주유소의 험상궂은 개스키가 온산이 떠내려갈 듯 짖어대고 녀석은 천마봉 오름길에도 연신 울어대며
범죄자 취급하는 통에 야속하기만 합니다.
09:45)가파른 사면을 힘들게 오르면 통신탑이 반갑게 보이는 천마봉!(422.1).
국방지리 연구소에서 설치한 대삼각점과 산불 감시 초소도 자리하고,앞으로는 구봉산과 백월산 너머 성태산과 성주산이 조망되는
멋진 봉입니다.
엄청 가파른 큰골 도로의 절개지에 내려선후 묘목 조림지대 아랫동네의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한 고개와 봉을 넘어서니
구봉산의 주릉에 올라붙게 되고 곧이어 ������이곳은 정상입니다������라고 쓰인 구봉산(530여m)정상을 대하게 됩니다.
홍성의 명산 오서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서는 지금 다음구간이 벌써부터 설레는군요.가을의 오서산이 좋다 하지만 겨울의 오서산
또한 그에 못지않으니 그 시원한 등줄기에 올라타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12:03)공덕재에 내려섰다 올라서는길! 가파른 사면에 눈이 녹아 빙판의 형상이니 자칫 잘못하면 생명 까지도 위태로울 급경사
지대임에 식은땀 흘려가며 조심스럽게 올라섭니다.
300m의 암봉을 넘어서면 백월산의 모습이 숨막히게 다가와 절로 주저앉아 스테미너를 축적하는 시간을 갖게끔 만들고...
힘내어 꾸준히 오르니 30여 분만에 백월산 주릉의 봉에(530m)다다르며 거친 숨을 토해냅니다.
높은 산정 바위속에 조약돌이 수없이 박힌 희안한 모습을 바라보며 먼 옛날 지각 변동에 의해 솟아오른 산이 백월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3:18)남양 만수 산악회에서 세운 백월산 정상석(571m)뒤로 ������안성시청 산악회������의 리본이 반갑다.
여지껏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본 것은 아마 나와는 역으로 진행 하는 모양이다.백월산을 내려서며 맥을 잘 짚어야 한다.
5분여 내려서다 우측의 급한 사면길로 정맥은 이어지고
13:53)시온산 수양원이란 조그만 집을 지나
14:00)대나무 숲 앞에서 허기를 달래는 시간은 금새 40분이 흘러갑니다.
길이 없을 것 같은 대나무 숲을 헤치고 나가야 보령과 청양을 잇는 36번국도
14:55)스무재에 내려섭니다(115m). 많은 차들이 지나치는 도로를 건너 숲속을 들어서면 두어개의 봉을 넘게 되는데 최고
300까지 오른후 내려서는 길이 또한 장난 아니게 가파라서 막바지 조심 해야할 구간 10여분 입니다.
신산마을로 내려가는 재에서 만나는 꼬맹이 두녀석! 크로스 컨트리 선수가 될려는지 산위에 자전거를 끌고와서 놀다 내려가는
천진난만한 미소가 너무나 편안해 보이니 내마음도 덩달아 푸근해집니다.
15:55)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엿방고개(물편)에서 산행을 마쳐야 합니다.
우수고개나 오서산 너머에는 교통편을 연결 시키기가 여의치 않은 관계상...
앞으로 이어갈 들머리 확인을 끝으로 도로 따라 내려가는 길, 지나온 천마봉~구봉산~백월산의 마루금이 그림처럼 펼쳐지니
아스팔트 길도 지루한줄 모르게 화성면에 도착 버스를 기다린다.
금북8차
수덕고개~무르티고개
06년3월 1일 수 흐리다 맑은날
친구와 둘이서...
산행시간:8:50
그 옛날!날렵하던 친구!아니 지금도 항상 조기축구로 단련된 단단한 몸매의 소유자인 친구가 빡센 정맥을 함께 하자고 선뜻
제의하니 자칫 지루한 정맥길에 진저리 칠까봐, 엿방고개~수덕고개 구간을 건너 뛰고 금북의 하이라이트 수덕산~가야산
능선을 밟기로 밑그림을 그려본다.
05:30분경 길을 떠나 삽교천 건너 첫번째 신호에서 좌측의 군도를 따르면 622번 지방도로와 만나는데 이길이 합덕으로 가는
가장 빠른길로 용봉산이나 가야산을 갈 때 용이하게 이용할수 있겠다.
우강면을 거쳐 합덕지나,덕산에서 소머리 국밥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채우고 커피도 한잔 마시니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한다.
덕산서는 45번 국도를 따르다 수덕사를 향한 40번 국도로 들어서면 잠시후 고갯 마루 수덕고개에 이르며 정맥길이 이어진다.(07:05)
들머리에 있어야 할 씨그널이 하나도 보이질 않아 이상스럽지만 저 위로 덕숭산의 정상이 빤히 보이기에 궤념치 않고 여기저기
석탑이 널려있는 길을 올라선다.(이곳도 희양산 스님들처럼 표시기를 제거하는가?)
얕은 계곡을 두고 오른쪽으로 향하던 능선이 아닌 듯 하다.
되돌아 좌측의 능선으로 올라서며 낯익은 씨그널이 반가운, 주릉에 올라서니 처음부터 맥을 잘못 짚은듯하다.
선답자의 산행기와 지도를 보면 육괴정 이란곳에서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도대체 육괴정이 무엇일까?
올라오던 길에 보았던 석탑이 여섯 개라 육괴정인가...?
제멋대로 해석을 해보지만 후에 안 지식으로는 오래된 여섯그루의 느티나무가 자리한곳이 육괴정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일이로다.
가파른 오름길 전망바위서 숨을 고르고, 오버한다 싶게 빠르게 올라선 수덕산!
전망이 좋다.코앞에 우뚝솟은 원효봉! 이놈은 훌쩍 뛰면 건너갈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며 그 너머 가야산과 석문봉의 모습
또한 그리 멀지않게 어서오라 손짓한다.
많지는 않지만 적당한 눈꽃이 아름답게 내려앉은 나뭇가지 행여나 다칠세라, 요리저리 피하며 덕산과 해미를 연결하는
45번 국도 나분들 고개에 내려서면 가야산의 모습은 수덕산서 보는것보다 더 멀어져 있고,이곳서 뒷산이란 이름을 가진
녀석을 올라서야 주능선이 펼쳐진다.
뒷산이라~! 동네사람들 뻔질나게 드나드는 만만한 산이니 그리 지었겠지........?
하지만 크게 잘못됐다.
이놈의 뒷산이란 놈을 오르기 위해선 땀깨나 흘려야만 상투끝을 내어주니 이름이 주는 만만함에 우습게 본 죄값을 호되게 치른다.
"지미럴 뒷산 한번 더 오르다간 뼛골 다 빠지것네"
친구의 푸념을 뒤로하고 가슴아픈 현장을 애써 외면하려 허지만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크락샤의 소리까지는 어찌할 수가 없다.
제발 마루금까지 파고들지 않길 바랄뿐!
우~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억새밭의 황금물결과 하얀 눈꽃은 아침햇살에 어우러져,별천지가 있다면 이런곳을 별천지라
하지 않을까?.....................
잠시후 황홀감에서 깨어나게 하는 화마의 상흔지대는 당시의 그을음 냄새가 아직도 진동하는 듯 안타깝기만 하고,
금방 다가갈 것 같은 가야산 정상은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이 이어지며 쉽게 자리를 내어주질 않는다.
이 구간부터 석문봉 까지가 금북의 클라이막스 이자 공룡이라 해야할까?
가야산을 차지한 KBS 철문을 밀고 들어가면 또다시 나타나는 KT 철문, 굳게 잠긴 문과 개의 성화에 우측의 사면길을 곡예하듯
빠져 나가는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진행하면 상가리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며 로프와 한바탕 씨름을 한다.
석문봉서 넘어올 때 더 이상 갈수 없는 철망앞에 올라서면 너댓명이 자리할수 있는 바위가 정상을 대신하는 곳인데 두명의
젊은 친구가 사진 찍기에 심취하여 피할줄을 모름니다.
이곳부터는 제법 많은 산님들과 마주합니다.
암릉을 오르내리고 또는 우회하며 석문봉에 이르러 옥양봉 능선을 버리고 일락산을 향하면 쉬기 알맞은 평마루가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배부른 식사를 끝내고 친구와 헤어져야 하는시간,미안한 마음이 가슴 한구석 밀려오는 순간이다.
무거운 짐은 친구에게 맡기고 일락산을 향하는 완만한 내림길이 뛰기에 무리가 없어 천천히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내어본다.
우측의 용연계곡 너머 옥양봉~수정봉으로 내달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경을 바라보며...지붕씌운 평마루가 자리한 봉이
일락산인데 여기서 "용현계곡(개심사)"이라 쓰인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계속되는 평탄한 길을 내달리면"일락산 1.2km""보원사지터2.8km" 이정표도 지나친다.
대관령 목장만큼이나 너른 평원을 자랑하는 삼화목장 목초지가 시작되는 곳,
서부의 사나이처럼 초원을 가로지르기를 십여분, 다시 숲속으로 들어서며 잘닦인 길을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니 이크!
이건 하산길이네 그랴!잠깐의 알바를 하고 상왕산에 올라서니 고풍저수지를 가득메운 물빛이 시원스럽다.
잠시 헤어졌던 목초지를 다시 만나고 서쪽으로 급격하게 꺾이는 봉에 올라서면, 지난날 진한 땀방울을 쏟아가며 지나갔을
선답자들의 수많은 씨그널이 자못 경이롭기 까지하다.
철망따라 이어지는 정맥길 옆으로 한봉우리는 "나를 밟지 않으면 후회막심 일걸~" 하는 듯 째려보니 편한 임도를 버리고 올라서매
115번 송전탑이 자리한 봉이다.
이곳서 바라보는 목장이 또한 가슴후련하게 시원하다.
"한우증축 지역"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목장안으로 씨그널이 매달려 있지만 철망 우측길도 맞을것같아 올라서니 114번
송전탑 봉인데 여기서 흔적있는 길은 계곡으로 떨어지는 듯하고 방향도 맞지 않으니 돌아나와 철문을 통과한다.
남의집 무단침입한 도둑 제발 저리다고 살금살금 올라서다 건물쪽으로 틀어 나가면 일단 안심지역에 다다른다.
이렇게 목장지역을 벗어나면 647번 가루고개에 떨어지고 "소중1리"표시석 뒤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정맥을 끊었나보다,고속도로 굴다리 밑을지나 우측의 잔디밭을 기어 올라서면 잡목이 어수선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10여분 후 올라선 봉우리가 동암산인줄 알았지만 5분여 후 나타나는 삼각점봉이 동암산 임이랴...
이젠 내리막길뿐!땀이 식으며 추위가 살며시 파고듦에 열받기 위해 뛰는것도 잠깐,
서산휴게소에 내려서며 금북의 하이라이트를 마치니 한 구간을 마친 후련함보단,
서운함과 아쉬움만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