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년 산행기

용화산, 충북알프스

dkfma8599 2009. 1. 9. 18:30

     전국적인 물난리속 살짝 데친분들과.......^^


큰고개(11:35)~곰바위(11:43)~용화산(12:08)~위험암릉(12:32)~ 안부식사(12:55~13:20)

~ 고탄령(13:40)~사야령못가서빽(13:46)~안부원위치(14:11)~정상(14:48)~큰고개(15:05)


전국적으로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있는 이때, 과연 산행에 나서야 하는가?

'음주가무에 흥청대는 관광도 아니고, 고행길을 자청하는 산행인데 뭘~'

하고 합리화도 시켜보지만 고통받고 있을 수재민을 생각하면 그리 편치만은 않은

산행길입니다.                                                                  새벽에 주춤했던 빗줄기는 사무실을 떠날때부터 쉴새없이 쏟아져 11:30분     큰고개에 이를때까지 지겹게 쏟아붓고 있습니다.

예정됐던 양통개울 코스로 진입을 시도해 보지만 뻘건 흙탕물이 쏟아지는 계류에 꼬리를 내리고 큰고개(650여m)를 들머리삼아 산행을 시작합니다.


       

                         충북알프스

                        06년 8월 6일

                     찜통더위속 나홀로....

서원교(02:26)~구병산(05:32)~아침(06:38~07:35)~신선대(07:41)~헬기장(08:18)~ 평온리(10:40) 

충북알프스의 당일 종주계획을 세우고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로 도상훈련까지

마치곤 토욜밤 21시 집을 출발한다.(03시 출발하여18~20여시간에 걸쳐 완주한다는

계획으로)

천안을 지나며 쏟아지는 빗줄기는 미원면에 이를때까지 흩뿌리며 달궈진 대지를

한껏 식혀주니 달리는 차창밖으로 한기마져 밀려와 온풍을 틀어대니 사람의 간사함

이란 참~~~~~~~!!!

피반령을 넘어가는 우측길을 깜박 놓치고 직진길이 의아하지만 이길 또한 청주 이

정표가 줄곧 이어지기에 의심없이 달려가는데 예전에 넘던 그 길이 아니고 꿰나 오

래걸리는 느낌이다.

모로가나 도로가나 서울만 가면 된다고...보은도착,상주로 가는 25번 국도를 따르다

왼쪽으로 꺾이는 505번 지방도를 타고 들어가니 서원리 충북알프스 들머리에 도착

한다.시간은 23:20분.

피서철 북적일 것이라 생각한 서원리 냇갈은 의외로 한적한 가운데, 저 아래 민박

집을 차지한 장년층 피서객들의 취기어린 트로트 가락만이 고즈넉한 서원리를 흔들

어 깨운다.

두어시간 동안 눈을 붙혀보려 애쓰지만 결국 실패하고,예정보다 빠른 02:25분 산행을 시작한다

이슬 머금은 수풀뒤 목책 계단길 따라 올라서는 발걸음에 촉촉이 적셔주는 이슬과

영롱한 별빛이 유난히 싱그럽기만 한데 20여분 올라서매 여지없이 흘러내리는 땀방

울과 거미줄의 성가심에 제지를 피하느라 분주한 산행길이 이어진다.

처음 나타나는 밧줄지대!‘이런데다 먼 밧줄을 매놨다냐’ 밧줄은 건들지도 않고 의기

양양하게 올라서고 두 번째 밧줄지대는‘아쭈!제법인걸!’한손으로 거만하게 붙잡고

사뿐히 올라선다.

연이어지는 암릉을 오르내리며 위험한곳은 우회도 하는중 커다란놈이 앞을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주위를 둘러봐도 우회로는 보이지 않고,그럼 타고 넘어야지 소나무

허리를 디딤돌 삼아 온몸으로 기어올라서니 어둠속 저앞이 살벌하게 끝을 가늠하기

힘드니 에구구!도로 내려서는 길은 올라설때와 또다른 공포감이 엄습하여 식은땀

께나 흘리며 간신히 내려선후, 다시한번 길을 찿아보니 바위밑으로 난 우회로 또한

녹록치 않게 이어진다.

한숨못잔 탓인가?3주만의 산행 탓인가?그래도 짬짬이 마라톤으로 체력단련을 했다

고 자신하고 알프스 종주에 도전했건만 컨디션이 영 아니다.

다리는 맥없이 풀려서 내림길에 후들거리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니 걱정과 두려움

이 엄습한다.잠시 쉬는시간에 땀냄새 맡은 모기들의 무차별 공습에 줄행랑을 놓는

길, 앞을 가로막는 육중한 녀석이 있으니 나오는건 한숨과 땀뿐이로다.

아~!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하는고?

몇 번을 더 나타나는 로프지대에 이전의 시건방진 모습은 사라지고 두손으로 싹싹

빌며 올라섬에 어느덧 구병산이 코앞에 다가선다.

풍혈 안내도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직벽의 로프에 안간힘을 쓰며 정상에 올라선

순간 구병산은 고행끝의 선물을 펼쳐놓기에 주저함이 없다.

적암리와 평온리를 뒤덮고 있는 운무 너머로 백두대간이 도도히 흐르고, 그 대간길

따라 형제봉과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가슴뭉클 그 자체인것을 아!어서

빨리 대간길에 붙고싶다.지나온 능선만큼이나 빡세 보이는 앞 능선길이 힘들어 보

이지만 일단 형제봉 까지만이라도 가보자.

급한 내림길을 조심하여 내려서면 커다란 암릉구간이 나타나지만 우회로가 워낙 발

달하여 그길을 따라간다.

연이어지는 암릉구간 이지만 발달된 우회로가 잘나있어 다리품을 줄여가며 진행한

다. 정상을 떠난지 한시간여,허기진 뱃속이 쉬어가길 원하는지라 적당한 바위에 앉

아 물을 벌컥인후 밥말아 먹는 식사시간이 즐겁다.

지난 백두대간길의 삼도봉~화주봉 구간과 구왕봉~백화산(두구간 모두 야영장비로

인한 무게와 더위,그리고 식수부족으로 엄청고생함)구간서 퍼진이후 또다시 퍼지는

순간이다.바위에 드러누워 얼마를 잤을까?개미와 모기의 극성에 잠을설치고 행장을

추스린다.(오늘은 더위와 수면부족으로 콘디션 조절에 실패한듯)

유난히 다리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에 오르막은 금방 지쳐버리길 여러차례.       

걸음이 너무 빨라 그런가?하며 여유롭게 진행하며 종주에 대한 각오를 다잡으며

헬기장에 올라선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헬기장을 사진 한방박고 직진 내리막을 향하여 힘차게 내달린

다.어느순간 삼거리가 나오는데 씨그널은 뵈질않는다.아니 그 이전부터 씨그널을 못

본것 같다.

더위와 피로로 판단력이 상실된듯, 씨그널이 보이지 않으면 돌아서야 하거늘 되돌

아 갈길이 아득하여 제멋대로 판단후 동쪽 내림길을 향하여 내려서는데 점점 길이

희미해진다.

허지만 차소리가 저아래 가깝게 들리는 것으로 보아 장고개가 지척일듯,커다란

잡석이 널려있는 계곡을 치고 내려선다.한동안 진행할만한 마른 물길은 그만 잡목 

과 잔가시로 온통 뒤덮이며 진행 절대불가를 외쳐대니 어허!이렇게 난감할데가....

이런것을 두고 진퇴양난 이라던가?온몸에 맥이 쭈욱 빠지며 돌아갈 길이 걱정이다.

정규등로 걷기도 힘든데 사면길을 치고 올라서는 길은 말하면 무엇하리요,     

온몸으로 허우적대며 첫 번째 공제선에 올라선후,물을 들이킨다.

저 밑으로 차소리가 들림에 오로지 그 소리를 향하여 내려서는데 또다시 길이 끊겨

버리니 환장할 노릇,다시 올라선후 저멀리 드높은 공제선을 향하여 재차 올라서는

길 만감이 교차한다. 문장대 까지만이라도...아니 천황봉 까지만이라도....아니 피앗재

까지만이라도...수시로 교차하던 마음가짐은 장고개에서 산행을 끝내기로 마음먹으

며 물을 실컷 먹는다.아!헌데 왜?자꾸 남쪽으로 내려가는거냐? 북쪽으로 가야 장고

개일텐데,동쪽으로 내려가는 물길을 따라가면 금방 가시잡목이 길을 가로막고 되돌 

아 이어가는 능선은 동물이나 다닐만한 협소하기 그지없는 길!

최악의 알바를 겪으며 어렵게 내려선곳은 장고개가 아닌 25번 국도상 평온리 파출소 옆이다.뜨아!

슈퍼에서 이온음료 벌컥이고 숨돌리기도 전에 다가서는 직행버스, 부랴부랴 올라타

니 뭇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장암’에 내려선다.

슈퍼에서 맥주 한캔 들이키며 아줌마에게 택시를 불러달라 하니 걸어가면 금방이라

며 2키로 정도밖에 안된단다.

허긴 날만 좋으면 2키로 쯤이야 뛰어도 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불쌍한 눈빛으로 아저씨를 쳐다보니 에이!거기가 어디라고...걸어가긴 힘들고,오토바

이 태워주까요?라는 말이 어찌나 고마운지 구세주가 따로 없읍니다,감사합니다.

서원계곡 상류로 올라가면 다리밑에 수량이 풍부하며 씻기도 적당해 보이는곳이 눈

에 띄인다.피서객들로 들끓는 계곡에서 몸을 씻고 고마운 슈퍼에 들르지만 두 내외

분은 어데로 간데 없어 성의표시도 못하고 김치말이 국수로 요기후 집으로 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