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2차 (2구간)
슬치(완주군상관면,임실군관촌면)~염암재(임실군신덕면,완주군구이면)
07년4월29일(日) 맑고 박무낀날(최저10도 최고23도)
자유인산악회원 13인과
도상거리: 21km
산행시간: 9:20분
목요일 장모님 생신이라 객사리로 모시고 나와 저녁을 함께 하는데 아구찜 안주가 좋아서 한잔....
금요일은 친구들 모임이니 어찌 아니 먹을쏘냐,뒷풀이로 당구 한게임에 져서 속쓰리니 또 한잔.....^^
토요일은 평경회 야유회이니 도리없이 한잔 아니 많이많이......
술로 피곤한건 둘째치고 어떻게 마눌의 싸늘한 시선을 패해갈수 있느냐가 더 걱정이로다.
야유회의 공식행사를 끝내고 집에 들어간 시각이 아홉시,아니나 다를까 예상은 했지만 전보다 훨씬 강력한 한냉전선이 온몸을 휘감으니
감히 산에 간다 소릴 하지 못하고 쇼파에 멍하니 기대앉아 애꿎은 TV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속도 모르고 딸래민 “아빠 빨리씻어”
으음~~~~~알았어.......
괴로운 시간이 흘러간다.빨리도 천천히도 아닌 공허한 시간이 무의식중에 흘러간다.
용기를 내어 드디어 “아빠 산에간다”.......
마눌에겐 도저히 말못하고 딸래미를 향하여 말꺼내니 “미쳤어~~~!또가? 쫌 그만가 어휴~~~~”
미안하다.늙어서 밥을 못얻어 먹는한이 있어도 계획한 길을 가야만하는 쓸데없는 이고집!마눌과 아이들에게 그저 미안하다는 말빢에........
홍권이형을 모시고 서울여객 차고지로 좌회전 들어가는데 저앞서 빨간 경광등이 번뜩이는 것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잽싸게 자리를 옮기며 형님께 운전대를 맛기니 금새 달려온 경관이 왜 섰냐고 추궁하지만 지들이 어찌할 것이여 쩝~~~십년감수핸네......
45인승 대형버스에 13명이 널널하게 편안히 목적지 슬치에 도착하니 2시30분이라, 한잠 더자고 일어나 3시30분 산행 준비한다.
더웠던 버스안을 나오니 반팔차림이 아직은 무리인듯 싸늘함에 점퍼를 걸쳐입는다.
03:47 슬치 출발하여 동네어귀를 지나 임도갈림길서 잠시 헤매며 직진 포장길을 버리고,좌측의 비포장임도로 올라서니 길이맞다.
멧돼지나 다님직한 덤불숲 터널을 허리숙여 지나기를 십여분후 시원한 길이 펼쳐지며 또한번 임도를 지나는 길에 발밑의 자갈이 발목을
귀찮게 하는 구간도 지난다.
어둠속 묘지를 지나며 절개지를 짧게 내려서면 동물 이동통로위
04:15 실치재인데 뒤쳐진 일행 셋의 목소리가 산상에 울려 퍼진다.
지난번 한 대장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배대장님의 템포가 적당한 가운데,
04:58~5:08 여명이 밝아오는 무덤위에(469봉) 도착 휴식시간을 보내며 점퍼를 집어넣는다.
무덤가에 앉아 꼼꼼히 기록하는 한 친구의 고도표가 자세하여 물어보니 백종회란 싸이트에서 내려받았다 하는데 구간과 시간 위치 등이
보기좋게 정리되어 필요성이 높아보인다.완만하게 편안한 길이 이어지는 정맥길의 푸르른 신록이 더없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새벽,
05:23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약간의 오름길을 올라서면 헬기장이 너른
05:37~05:43 갈미봉에 도착 또 한차례 쉼을 보낸다.
내려서는 길 우측으로 철조망이 쳐져잇고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을 지나치며 동녘하늘이 벌겋게 물들어온다.
벙커 아래로 협곡의 형태를 이룬 지점에 이르자 일출이 시작되며 계란 노른자와 똑같은 놈이 불쑥 솟아 오르니 함께한 산님중엔
05:48 이렇게 확연한 일출이 처음이라며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일출도 안보고 앞서간 일행을 쫒는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바뻐지기 시작한다.어차피 대열은 흐트러져 대장의 인솔이 무의미 하고,
능력껏 진행해야 할 상황이 되버렷으니 속도를 내보기 시작한다.
잠시 길을 잘못든 홍권이 형을 제치고, 시산제때 축문을 읽던 선배님 지나, 고도표에 꼼꼼히 기록하던 젊은 친구를 만나 앞서간 분이
또있냐 하니 두명이 더 있단다.
06:16 쑥치까지 편안하게 이어오던 길은 이제 끝나고, 옥녀봉을 향한 급한 오름길이 시작된다.한봉우리 너머 더 큰놈이 버티고 있는
옥녀봉 오름길에 책을 쌓아놓은 듯한 퇴적암릉이 나뭇 사이로 조망되는 모습 한방 찍고,코가 땅에 닿을 듯한 오름길에 한분이 쉬어간다.
06:48 옥녀봉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하다 그냥 우측의 높은 봉우리를 향한다.
지금껏 올라온것 보다 더 가파른 오름짓 끝에 올라선
06:59~07:45 570봉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식사중 속속 올라오는 산우님들과 이것저것 나눠먹으며 막걸리도 한잔하고,
한참을 기다리다 무전기를 인계받아 선두로 길을 나선다.노선배님은 먼저 떠났고.........
여기서 조심해야 할것이 북쪽의 직진능선이 확연하지만 지도를 잘보면 서쪽으로 확 꺾임을 알수있으니 서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
급하게 내려서는 길을 따라야 한다.
효간치를 내려서기 전에 강한 더덕내음이 진동하지만 나의 눈엔 뵈지않는 더덕임이랴.....
오늘 구간중 모든산을 압도하는 좌장격의 경각산을 올라서는 길이 쉽지않지만 힘들만 하면 시원한 조망터가 나타나 발목을 잡아주기에
지루한지 모르고 암산의 묘미를 흠뻑 느끼며 올라설수 있겠다.
08;05 경각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터
08:28 경각산전 암릉에 올라서면 지나온 옥녀봉과 570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08:43~53 통신시설물이 자리한 경각산은 기대한만치 만족을 주지못함에 실망스러워 오래 머물고 싶지가 않다.
등로중앙을 차지한 기품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문득 어머님의 쪼그라든 속살이 생각나는 것은 피폐한 밑둥치가 안타깝기 때문이겠지.....?
09:12 조금 내려서면 경각산서 못본 절경을 대신하는 전망대가 나타나 아쉬움을 달래준다.
구이저수지 너머 모악산이 그림처럼 다가오고,불재의 모습이 아련한 이곳이 특급 전망대이다.
09:26~33 불재에 내려 도예촌 안 맨뒤로 들어가 식수를 보충하고 머리도 행군다.
참숯가마 옆으로 맥은 이어지고 잠시후
09:42 활공장을 지난다.
식수보충할 때 지나친 젊은친구를 만나고,바야흐로 치마산 갈림길까지의 급한 오름짓을 극복해야 하는 힘든 시간을 보낸다.
10:22~34 노선배님과 둘이 말없이 천천히 쉬지 않고 올라선 능선 갈림길에서 쉬어간다.
잠시 평탄한길을 진행후 다시한번 오름짓을 하면 치마산 갈림길에 이르러 우측으로
10:43 헬기장이 보인다(607봉)
10:55 평퍼짐한 안부가 작은불재인줄 알았지만 여기가 아니다.
조금 더 오른곳서 쉬어가길 원하는 선배님께 맥주를 권하지만 사양하시니 한캔을 다 마시고, 작은 불재를 확인후 쉬어가기로 한다.
급하게 떨어지는 길에 작은 불재의 임도가 바라보이며,넘어야 할 봉우리 세 개가 확연히 조망되는 전망좋은 곳이다.
11:19~11:42 작은불재에 도착하지만 햇빛 피할곳 없는 이곳서 조금 올라간 숲속그늘에 엉덩이를 붙인다.
잠시후 올라오는 젊은 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힘들어하니 쵸코렛을 나눠주고 사과도 얻어 먹는다.
아까 작은불재 위에서 볼땐 세 개의 봉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넘어가니 네 개의 봉을 넘어서야 염암재에 도착할수 있겟다.
12:09~12:45 바윗덩어리 하나 자리한 450 마지막 봉에 올라 충분히 쉬어가기로 한다.
내려가야 씻을곳도 먹을곳도 없음에 후미를 기다리며 교신을 시도하지만 굴곡이 심한 산세탓에 여의치가 않다.
속속 올라오는 중간팀들과 합류하여 내려서면 전망좋은 암릉이 나타나고, 염암도로와 가야할 마루금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12:48~55 절개지 너머 이어지는 마루금따라 가야할 묵방산이 조망되고, 그뒤로 펼쳐질 옥정호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벌써부터 다음구간이 기다려지는 지금 이곳을 떠나기가 싫음에 연신 셔터만 눌러댄다.
13:06 임실군 신덕면과 완주군 구이면을 가르는 49번 지방도 염암도로에 떨어지며 산행이 끝난다.
13:30분 후미팀과 교신이 이뤄진다. 작은불재라며 시간반 걸릴 예정이라고...헉 너무늦는 탓에 기사를 설득 식당에 데려다 줄것을
요구하여 8명이 먼저 주린배를 채운다.
조경이 근사한 고급식당의 밥값을 부담스러워 하는분,따로 시켜먹는 분, 함께 산행하는 처지지만 그리 가까워지고 싶지 않는 취향의
님들에게 적잖이 실망스러운 면모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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