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7차
추령(순창군복흥면,정읍시내장동)~밀재(순창군복흥면,담양군월산면)
08년 1월 20일(日) 흐리고눈나리는날(최저-1도 최고10도)
박뺀과 둘이서
도상거리: 25km
산행시간: 10:27분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하는 정맥길!오늘은 외롭지 않아 좋으리라.....
언제나 그렇듯이 산행 전날은 소풍가는 아이처럼 잠을 설치기 일쑤인데, 오늘도 여지없이
일찍 깨어나 친구 집에 들러 출발하는 시각 정확히 04:30분이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정읍시내를 헤매지만 보이는건 김밥집뿐, 마땅한 식당을 결국 찾지 못하고
김밥집에서 우거지 해장국으로 해결하지만 보잘것 없는 그야말로 별로의 밥맛이다.07:10
밝아오는 여명속에 내장사 시설지구 너머 추령고개를 향하는 구비길이 아슬아슬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며 한참을 올라선것 같은데 300여m밖에 안되는 고도가 의아하기만 하다.
07:49 널직한 주차장에 나홀로 주차하고,출입을 금하는 철문의 빗장을 풀어헤치며 산행은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 산행 초반은 힘든법,
헐떡이는 숨 조절하기 좋은 전망대에서 지난 구간의 추령봉 송곳바위를 돌아본다...
잠시후 다시한번 나타나는 전망대에선 내장산 9봉 종주의 시발점 월영봉에서 서래봉으로...
그 옆으로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이 병풍을 두른듯, 좀처럼 발길을 놔주질 않는다.
유군치에서 잠시 9개봉 종주의 지난날을 떠올리고......
가파른 오름이 길게 이어지는 장군봉이 땀깨나 뽑아내지만 지난 구간처럼 눈은 많지 않음에 한결 수월하다.08:42
앞에서부터 연자봉, 내장의 좌장 신선봉, 까치봉, 연지봉 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그저 뭉클하게 바라본다...
지리산 월출산 천관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답게 가는 곳곳이 절경인 내장의 비경에 취한 발걸음은
비틀비틀...좀처럼 앞으로 나가질 못하는구나......
-지난구간 지나온 산군을 바라보며-중앙의 통신탑이 자리한 망대봉 너머 넉넉한 고당산이....
-서래봉 아래 벽련암과 케일블카가 자리한 영현봉-
암릉지대 철난간을 지나....
연자봉의 오름길도 힘깨나 쏟아 부으며 올라서고....09:05
신선봉 오름길에 만나는 전망대에서 가뿐 숨을 몰아쉰다.
봉마다 손쉽게 올려주는 법이 없는 내장의 산군들!
9봉중 가장 높은 신선봉 역시 빡세게 올려치는 오름끝에 그 자리를 내어준다
-신선봉서-이제와 달리 다른 각도로 저 아래 조망되는 서래봉....
까치봉을 향하는 길 점점 흐려지는 날씨는 내장을 집어삼킬 기세로 다가오지만 다행히 이내 개이며 근심을 덜어준다.
까치봉 전의 암릉에 올라 지나온 신선 연자 장군봉을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때다..
저 앞의 까치봉을 눈길만 주고, 백암산 상왕봉을 향하여 내장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백암산 상왕봉을 향하는 길은 어디멜까........? 쿼바디스 도미네.......
진눈깨비로 혹은 눈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조망은 가로막히고...
완만한 오르내림에 겨울산행의 묘미도 느끼며 올라선 백암산 상왕봉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정상석 하나 없는 쓸쓸함으로 다가온다.11:40~52
이길은 저 앞의 입암산 너머 유달산까지 이어지는 영산기맥 길이고,
내가 가야할 길은 되돌아 백양사쪽을 향해야 한다.
상왕봉을 돌아나오면 곧 나타나는 도집봉 암릉에서 입암산을 바라보고.....
잠시후 암릉과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그 유명한 소나무를 마주한다.
자연이 아니면 만들어 낼수 없는 저 기막힌 자태의 소나무!
여기에 있어 그 모습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먼 훗날 이모습 그대로 남아주어 오늘을 추억할수 있길 기원한다.
곡두재 내림길을 헤매는 기막힌 알바속에 한시간을 훌딱 까먹고....
직벽과 마주하는 시련도 겪으며 곡두재에 내려선다.14:53
이제부터는 국립공원 지대를 벗어나 동네 뒷산같은 그저그런 길을 따라야 한다.
어찌보면 허접해 보이기도 하는 야산이지만 이들이 있어
내장산도.. 추월산도...지리산도 빛나는것을....
장성북하면과 순창복흥면을 잇는 감상굴재 앞으로 대각산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마을 보호수가 자리한 감상굴재엔 충북 넘버의 대형 버스가 자리한걸로 보아 어느
무뎌진 다리에 200의 고도를 극복하기엔 긴시간이 필요할듯,애써 능선봉에 올라서지만
잡목에 가로막힌 조망은 쉴 타임도 주지 않고 대각산으로 밀어낸다.
짐작한대로 한무리의 산행팀을 만나니 천치재에서 시작한 팀으로 7명의 선두를 지나 중위그룹
이어 여자도 속한 후미그룹과 만나며 삼각점이 자리한 대각산에 도착한다.16:06
대각산의 가파른 내림이 끝나고, 얕으막한 야산을 헤치고 나가면 좌우로 논이 펼쳐지며
송전탑이 자리한 이곳이 강두마을인가? 저 앞의 얕은 봉도 부담스런 지금,
행여 물길을 건너지 않을까?조바심 나는 이구간은 그래도 고도 300m의
고지대임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밭두둑 너머 표지기가 안내하는 숲으로 들어가 봉을 오르내리면 임도를 만나고, 잠시후
느티나무 커다란 보호수와 소나무가 운치있는 이곳이 분덕재이리라.
당시엔 이곳이 도장봉 너머 부덕재(지도표기상)쯤일 것이라 짐작하고,
밀재까지 가리라 하지만 금방 판단 착오임을 알아챈다.
눈이 서서히 쌓이기 시작하며 기온도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간,
완만하게 올라서는 봉우리에 지나왔을 것이라 판단한 도장봉의 원형 삼각점이 맥빠지게 하는
순간 밀재까지의 계획을 접는다.
좌로 급하게 꺾이는 능선, 잡목위에 제법 쌓인 눈세례도 받아가며 본격적인
생화산 오름길에 마지막 힘을 쏟아붇는다.
이미 어둠이 삼켜버린 시간, 대나무 숲속으로 없을것 같은 길이 열리며,낮은 봉 너머
금방동 마을 안부에서 산행을 접기로 한다.18:16
밀재까지 3km의 거리를 남긴 시점,곡두재에서 알바만 없었다면 계획대로 진행할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구간이 상대적으로 짧음에 큰 미련없이 정리하기로 한다.
한적한 시골길 비로 변한 측은한 길을 털래털래 걷던중 금방동 이장님의 후의에
힘입어 추령까지 손쉽게 원위치 함에 이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울림님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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