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16차 러셀이 지겨워! 구절재~추령

dkfma8599 2008. 1. 7. 19:39

                        호남정맥 땜방

          구절재(정읍시산내면,칠보면)~추령(순창군복흥면,정읍시내장동)

              08년 1월 6일(日)  맑은날(최저-2도 최고12도)

                       나홀로

                   도상거리: 19.9km 

                      산행시간: 11:17분


 

천안 논산간 고속국도를 이용 태인 I.C로 빠져나가 한적한 시골마을의 공기를 음미하며 칠보면과 산내면의 경계 구절재에 도착하니 06:50분,라면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치니 랜턴도 필요없이 훤해진 날씨에 빼놓고 갈까 했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

 

도상 19.9km로 8시간이면 족하리라 예상했던 산행은 많은 적설량에 초장부터 빗나가기 시작 결국 11시간을 넘기고서야 끝나게 된다.

 

                                                          "구절초동산"뒤로 지난 5월 넘어왔던 439봉.

 

       

    ‘안녕히가십시오 정읍시 산내면’ 이정석 앞으로 이어지는 들머리.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을

          밟는 기분이 일단은 샹퀘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징그러울 눈일줄은 꿈에도 모르고....

 

먼놈의 겨울 날씨가 이리도 따뜻한겨 10분도 지나지 않아 흐르는 땀방울에 쟈켓도 벗어버리고 동계용 짚티로

진행하지만 이것도 덥다...반팔을 입고 왔어야 하는걸...^^

 

 08:59~09:03   336.7봉을  헥헥대며 기올라 배낭을 패댕이 친다.왜이리 무겁다냐 잉...^^

선답자의 기록에 의하면 이곳까지 55분인데 76분이나 걸렸으니 대략 1.4배의 시간이 더 소요된셈.

많은 적설량으로 가야할 길이 의외로 만만치 않을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며 �시리 마음이 바빠진다.

 

완만하게 내려서던 길은 다시한번 427m 소장봉까지 올려붙인 후, 급한 내림길을 미끄럼 타듯 내려서며 사적골재의 정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우측의 봉우리로 정맥길은 이어진다.

  

12:02 복분자 밭이 마루금을 차지한 굴재의 밭 가장자리를 따라 묘목단지 안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헤치는 길이 쉽지않다.깊은 눈과 성긴 나뭇가지에 기진맥진 올라서는길,따스한 날씨마저 맥빠지게 하는 고당산 오름길에 기어코 주저 앉는 육신이 안타깝다.12:10~15

 

벌목지대 오름길에 쉬어가길 여러차례,좌로 꺾이는 528봉의 하얀 무덤이후 고당산까지 마의 오름길이 펼쳐진다.

눈의 무게를 못이긴 산죽군락이 등로를 가로막아, 없는길을 헤쳐야 하는 이길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을 수영

선수처럼, 때로는 허들선수처럼 힘겨운 레이스 끝에 올라서게 된다.

 

                                                          굴재를 올라서며 바라본 마을 정경

 

                                                         고당산 뒤로 희미하게 조망되는 망대봉.

 

                                                                     가야할 능선뒤로 망대봉을 땡겨본다.

 

                                                 하얀 이불 뒤집어쓴 고인이 춥지는 않을듯.....

 

저 멀리 중계탑이 자리한곳이 개운치 너머 망대봉인가?한숨 나오게 하는 저길 오늘 넘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 페이스대로라면 추령까지 앞으로도 여섯시간은 족히 걸릴터...........

매정하게 떨어지는 개운치에서 잠시 고민을 하다 본전 생각에 계속 진행하기로 마음 다잡는다.

            도로비와 기름값에 들어간게 얼만데 우씨!...^^ 

 

'강천산 군립공원' 이정표 뒤로 이어지는 길...이렇게 반가울데가!

뜻하지 않은 선답자의 러셀이 한시름 덜어주는 순간이다.깨끗한 눈을 밟고 싶어하던 낭만도 욕심도 다 필요없는 지금, 조금 지저분할 지언정 저님을 사랑한다...^^

 

 

                                                                         내장산

 

                                                                     부전 저수지

 

군부대가 차지한 망대봉 철책앞서 등로없는 좌사면을 긁어 올라야 정문앞에 이르고 질퍽거리는 등산화 말리는 작업과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도 부려본다.15:06~35

 

포장로 따라 이어지는 내림길을 �으며 내장사쪽 조망도 바라보고,처음으로 맞이하는 편안한길의 발걸음도 잠깐 내장산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눈과의 전쟁은 다시한번 시작된다.

 

 

                                                                여시목서......

 

눈무게로 주저앉은 대나무 군락지대의 여시목서 지나온 망대봉을 바라보고,저 앞의 봉을 향하여 힘을 내보자...

 

 

                                                 터널 뒤로 540봉과 우측의 뾰족한 추령봉 송곳바위가 오늘의 마지막 봉이다

 

하지만 마음뿐,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는 힘의 한계를 느끼며 쉬어가길 여러차례만에 올라선 506봉이

반갑다.16:46

힘들게 올라선 만큼 보상없는 봉우린가 했지만 조금 나가니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을 시원한 암릉이 나타난다.

내장산 동남부를 관통하는 복룡터널 뒤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질리게도 하지만 저 아름다운 마루금을 밟을수

있음만으로도 황홀한 순간이다.

 

 

다시 떨어지는 길 담담하게 우측의 석양을 바라보며 복룡재에 내려서니 서래봉 뒤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답다.

 

 한층 가까워진 추령봉을 바라보고, 철망따라 이어지는 오름길이 마지막 시련이길 바라며 정상서 쉬어가려 하지만 지친 몸둥아리는 기어코 바위에 주저앉길 원하는구나.

남은 감 한입 베어물면 나아지려나,물도 벌컥 들이키고 천천히 올라선 봉우리는 540m를 가르킨다.17:46 

 

 

여기서 또다시 떨어지는 길이 질린다. 금방 까먹은 고도를 복구하기 위한 마지막 오름길에 어둠은 밀려들고....

적설량이 유난히 많은 추령봉,아니 녹은 양이 적다할 추령봉 오름길에 반가운 친구의 전화가 힘을 실어주며

추령봉 송곳바위 정상에 도착한다.18:16~21 

 

일찍 끝내고 소주라도 한잔 하려던 계획은 물건너 가고,12시 안에 집에 도착할수 있을지 조차 걱정되는 지금

조심스럽게 남쪽을 향하여 내려서니 전망좋을 낭떠러지가 섬짓하다.

머리털이 쭈삣 서는 위험한 이곳 단애지역서 내장산의 조망이 기막힐텐데,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표지기는 보이지 않고 발자욱도 없는 이곳서 유심히 선답자의 흔적을 �아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리는 암릉길이 조심스럽다. 

 

이제 내림길만 남았으리라...하지만 작은 오름을 거치며 전망좋을 암릉도 만나고,이후로도 잔잔한 오르내림을 겪으며 내장사와 백양사를 이어주는 추령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