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산행기

지리산거림~대원사,치악산 전재~구룡사

dkfma8599 2009. 1. 9. 18:18

           지리산 거림골서 대원사로

                 일시:05년2월19~20일 토요무박산행

                   날씨:맑고추운날 -25도쯤?

                     산행시간:9시간35분


         평택의 산울림 산악회와 처음으로 호흡하는 날이다.

         가게에서 친구들과 오락을 즐기다보니 약속시간이 다가와 부랴부랴 전장정리 마치고

20:00 역전앞에서 기다리는 관광버스에 친구 성원과 함께 오른다.

내가 마지막 손님인듯 이내 버스는 다음 경유지,산악회 사무실로 이동하여 먹거리 장비를 챙기고,여러명의 산님이 올라서는데

낮익은 산악 회장님이자 선배이신 한솔님이 반갑다.

안성을 경유하여 중부 고속도로를 빠져 나간 버스는 이곳저곳 경유하며

04:25 거림에 도착하여 산객들을 쏟아놓는다.

만원 버스안 맨 뒷줄 구석에 옴짝달싹 할수없이 끼어 앉았던 나는 님들 산행채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것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준비 끝난 산님들 버스에서 내려감에 공간이 생겨 내도 준비좀 할라했더니 버스가 스르르 움직이잖나?

어~나두 내려요~ .........산에  오르지 않는 분인지 왈..... ‘왜 여적 안 내렸어요?'........????헐~~~~~~

부랴부랴 내려가니 많은 님들은 보이지 않고 게으른? 몇분만 아직도 채비를 하느라 손놀림이 분주하다.

04:35 굉장히 어수선한 초반 분위기를 수습하고 꼴찌 그룹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얕은 눈이 쌓여있는 오름길에 왼쪽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웬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은 추운 날씨와 어울리지 않아서인가

싶다. 헤드랜턴이 말썽이다.

아니 준비 부족이어서 밧데리 교체시기를 놓친것이 화근이라 금방 불빛이 희미해지며 급기야는 먹통이 되버린다.

앞사람과 뒤의 친구 불빛에 의지하며 그럭저럭 걸을만한길 천천히 앞사람만 따르는데,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볼따귀에 전해지는

찬바람이 여간 매서운것이 아니다.                                       

목출모를 내렸다 올렸다 반복하는 가운데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주능선길이 눈앞에 펼쳐지는

07:00 세석산장에 도착한다.

추위에 얼려고 하는 떡과 약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한후

07:15 산장을 떠난다.

쉬며 벗었던 장갑을 다시 낄때의 그 섬짓한 기분 잘들 아시죠?

손끝이 떨어져 나갈듯한 아리움...... 으드드드~

체온이 오를때까지 해결되지 않는 그 고통! 참 괴로운데요...

해결책 알고 계신분~! 손들어보세요.

앞에 가는 한솔님과 뒤에오는 친구는 그 고통이 나보다 더한 느낌이다.(내장갑이 좀 비싸죠ᄒᄒᄒ)

07:35 촛대봉에 올라 꺼내기 싫은 카메라 꺼내 세방찍고 나니 손이 떨어져 나갈듯 아리다.

연하봉 가는길에, 무거운 눈이 녹으며 얼어붙은 나무는 그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커다란 가지를 그만 희생시키고 등로를 막아선다.

08:18  연하봉을 지나고.장터목 산장 눈길 한번주고 가파른 오름길로 내닫는다.

08:44 고사목 지대 중간쯤에서 지나온길 휘돌아보며 찰칵, 그림이 잘 나와야 할텐데...

통천문을 지나고 언제나 그렇듯 쉽사리 허락치 않는                                     

09:20  천왕봉에 올라선다.

매서운 바람앞에 간신히 한컷씩 찍고 요기할량 싸온 떡을 꺼내보니 가뜩이나 약한 이빨 부러뜨리기 십상이라 한 개 간신히

녹이며 먹고, 따뜻한 물 한모금 마신후

09:30  대원사길 급경사를 향한다.

쉬었다 끼는 장갑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까?                            

나름대로 고민하며 생각한 방법 한가지.

쉬는 동안 벗은 장갑을 품속에 넣어 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아주 좋았슴다.한번 실험들 해보시죠.

09:52 많은 눈을 미끄러지듯 타고 내렸다가 한차례 힘들게 올라서니 중봉!

언젠가 가야할 웅석봉쪽 태극 능선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써리봉을 향한다.

                             

써리봉을 지나치며 뒤로 보이는 천왕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치밭목이 다와갈 즈음의 안부에 이르니,

많은 나무들이 고드름을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고 산사에서나 들릴법한  풍경소리를 연출하는 진풍경이란,

가히 요정의 나라에 온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10:52 구수한 마스크의 주인장이 연신 눈을 치우는 치밭목 산장에 도착한다.

취사장에 걸려있는 전광판(온도계)은 현재온도 -14도를 가리키니 아침의 천왕봉 온도는 과연 몇도나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라면을 끓여 소주한잔 반주로 먹는 식사 시간은 왜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11:38 운치있는 치밭목 산장과 주인장을 작별한다.                                

햇볕이 가장 따뜻할 시간대와 낮아지는 고도탓으로 여지껏 추위를 잘 감싸준 쟈켓이 푸대접 받으며 배낭속으로 묻혀버린다.

내려올수록 태극능선은 높고 우람하게 펼쳐져 보이고 그 너머뒤로 보이는 이름모를 능선또한 만만치않게 힘찬 모습에서

과연 지리산 이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12:42 무재치기 폭포를 확인 못하고 대원사4.1km 천왕봉7.6km라 쓰인 이정표를 확인하고 우측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 들으며

왼쪽위로 주막집이 자리한 유평리에 다다른다.

콘크리트길을 조금 내려서니  포장도로가 펼쳐지는 곳 옆의 씻기 알맞은 계곡에서 얼굴을 씻는데 손끝이 아리다.

지금부터는 지루한 포장길 따라 대원사까지 가야한다.

산이 크면 골도 깊다 하였나? 대원교를 지나 돌아가는 길에 내려다 보이는 대원골의 깊은 모습에서 그 의미를 참으로 이해할수

있겠구나.대원골 너머 눈앞에 펼쳐진 능선을 바라보며 "저걸 모두 밟을려면 얼마나 걸릴까?"

'평생을 다녀도 힘들겠지?...'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며 저 산앞에 나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의미있는 산행길이다.

계곡은 어디메로 숨어버려 보이지 않고 터벅터벅 걷다보니 어느새

14:10 주차장에 도착한다.


어제(토,19일)소백산 조난사고로 숨진 故최옥순(여,36)씨께 삼가 명복을 빌며 그 일행분들께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치악산, 전재에서구룡사까지(9:50)

               05년3월6일 맑음

        영동,영남 지방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는 3월의 첫 주말이다.

        원주쪽은 다행히도 많은 눈이 내리지 않아 애초 계획한 치악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을 듯하여 친구 박뻰과 함께                             

04:00   평택을 떠난다.

        원주를 지날때까지도 눈내린 흔적은 보이지 않아 혹시 고향의 산처럼

        먼지 풀풀나는 산행이 되지않을까 걱정?스럽다.

        새말I.C를 빠져나가니 비로소 눈의 흔적이 보이며 도로에는 많은눈이

        쌓여있어 조심스럽게 천천히

06:00   전재 고개에 올라선후,목장을 향해 차를 디밀자 바로왼편에 주차하기

        알맞은곳이 있다.

        반대쪽 계단길 몇 개를 오르면 방공호 건너 철망팬스 너머로 비법정

        등산로가 시작된다.

06:30   신설이 쌓인길에 첫발자욱을 남기는 기분은 참으로 신나고 유퀘하기만

        한데 앞으로 닥칠 눈과의 싸움을 예상했다면 그리 즐거워 할수만도

        없었으리라.

        능선을 따르던 길이 갑자기 왼쪽으로 떨어지며 목장 옆으로 이어져

        나가고 흰눈 뒤덮힌 새벽 목장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07:30   땀이 제법 차오르는 가운데 흰눈이 가득 덮고 있는 헬기장에 올라서니

        산허리에 걸려 있는 운무가 일품이다.

        코앞으로 보이는 매화산 가는길에 쌓인 눈의 양은 점점 많아져서 가파른

        사면을 오르는데,눈과 함께 무너지며 미끌어지는 횟수가 잦아지니 체력의

        소모를 배가시킨다. 

08:07   가파른 오름길을 뻐근하게 올려치며 매화산 정상에 이르니 저멀리

        천지봉과 비로봉의 모습이 아스라히 펼쳐진다.

        매화산 내림길에 왼쪽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길을 따라야 하거늘

        러셀 잘된 직진길을 쫓다 아차!싶어 뒤돌아와 눈으로 길을 막아놓는다.

        선답자의 발자취는 모진 바람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 찿을수 없는길...

        저위 암릉에 색바랜 씨그널이 팔랑팔랑 우리를 반갑게 인도하여

        올라서니 또다른 암릉이 기다리고...

        조심스럽게 정점에 다다르니 워메! 무서운것

        엉덩이가 절로 쑥~빠지며 머리털이 쭈삣선다.

        뒤돌아 길을 찿아보지만 길은 없다.

        길 같지 않은 길을 온몸으로 사정하며 내려서야 비로소 길이 열리는것을...

10:22   1086.5m 천지봉이다.

        아쉽게도 조망은 개스와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볼수가 없다.

         갈길은 먼데 속도가 붙질않으니 어찌할꼬?

         잠시 가뿐숨을 몰아쉬고 이내 길을 떠나며 힘내보지만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과,

         오름길 무너져 내리는 눈앞에 물에 빠진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작은 나뭇가지 부여잡고           네발로 사정하며 오르는 발길은 금새 무뎌지고 만다.

         비로봉은 저앞 계곡너머 가까이 보이는데 마루금은 비로봉과 평행선으로

         달려 나가며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던차,

11:40    어느 봉우리에 올라서니 드디어 비로봉을 향하여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암릉을 우회하는 사면길이 위험한 곳에서 처음으로 산객 한분을

12:20    (원주가 고향)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갈길을 떠나는데...

         "아저씨~"하고 저만치 내려선 원주님을 불러 세운다.

         오늘 우리의 산행일정은 가리파재 까지 종주하기로 계획한 것인데

         이속도 대로라면 저녁 늦게 산행이 끝나 내일 일과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 뻔할지라 급히 계획을 변경하고 차량회수를 부탁 하기위해

         원주님과 상의한다.

         앞으로 전재까지 님의 산행시간은 대략 5시간.

         해서 우리도 그시간에 알맞게 하산할수 있는곳을 가름해보니  

         곧은치나 향로봉에서 행구동으로 빠지면 적절할 듯 하여 그리 약속하고

         나의 차 키를 건네준다.

         이로써 나의 맘은 차량 회수할 고민에서 벗어나 한결 가벼워진다.

12:50    이제나 저제나 밥상차릴 마땅한곳 나올까 배고픔 참으며 걷는데

         드디어 눈없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산죽밭을  만난다.

         라면에 밥한그릇 말아먹으니 세상부러울 것 없이 찿아드는 포만감에

         어깨가 으쓱 힘이 불끈 솓아오른다.

13:27    코앞에 보이는 비로봉을 향하여 출발이다.

14:16    개선문?처럼 서있는 출입금지 목판밑을 지나 비로봉 정상에 오르니

         많은 산님들이 치악에 오른 기쁨을 만끽들 하고 있는가운데 나또한

         지나온 천지봉과 매화산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14:33    구룡사와 상원사 오름길에 출입금지 플랭카드가 길을 막고 있으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웬 출입금지?"무시하고 밑으로 기어서 후다닥 달음질쳐 올라가는데            위에서젊은친구 둘이 내려오면서 “어?이쪽으로 가시면 않되는데 어디서 오셨어요?"

         .......

         “요밑에 감시요원 없었어요?"

         .......

        “내려가세요! 저쪽가서 걸리면 오십만원 물어야 되요..."

         에~그러니까~ 우물쭈물 어줍잖게

         사정하고 부탁도 해보지만 단호하게 돌아오는말

         “않됩니다,3월2일부터 산방기간이라"

         쌩뚱맞게 웬 산불! 이리 눈이 많은데...

         기후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믄 좀 않되나?@#$%^&

         발걸음 되돌려 구룡사 계곡길로 하산한다.

         이렇게 한심한 일이 있나...

15:30    술취한 두분을 만나는데 일행중 한명은 그야말로 인사불성이어서

         자기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눈위에 대자로 드러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그냥 지나칠 상황이 아닌듯하여 어떻게든 도와줄 요량으로 다가서서

         일으켜 세우니 두손에 낀 목장갑이 안쓰럽기만 하다.

         눈에 젖어 차가운 것을 여지껏 꼭 끼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안쓰럽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올라 정신차려라 소리쳐 보지만 인사불성인 취객은

         비틀비틀 일어서다 도로 드러눕는다.

        어찌할 방법이 없어 상태 좋은 한분에게 공단 직원에게 연락 해줄테니 

15:40  꼼짝말고 기다리라 당부하고 서둘러 내려가니 금방 세렴대피소에 도착한다.

       공익근무 요원인 듯한 두 젊은이가 급히 현장으로 출동하는 것 바라보며

       쓴 웃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16:20  구룡사 매표소에 도착하며 아쉽게도 미완의 치악산 종주를 끝마친다.

       원주님 도착할 시간이 아직 멀었음에 비룡 식당에서 도토리묵 안주에

       옥수수 막걸리를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예기 주고 받자니 나의 애마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수고한 원주님께 막걸리 한잔 권하며 산행 예기가 오고 가는데

       님은 여지것 여섯시간 이상 산을 타본적이 없다 하지 않는가?

       아뿔사! 험한 매화산길을 홀로 간다기에 산행경력이 충분한줄 알고 손쉽게

       부탁 한것인데 너무 큰 짐을 지워드린 것 같아 죄송 스럽기만 하다.

       죽으나 사나 전재까지 갈 수밖에 없게 만든 내가 얼마나 웬수 같았을까?

       덕분에 힘들지만 보람된 산행을 하였으리라 자위하며 님과 헤어져

       귀향길을 서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