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16차(4) 고당산

dkfma8599 2009. 1. 9. 13:30

               호남정맥16차(4차)

           구절재(정읍시산내면,칠보면)~추령(순창군복흥면,정읍시내장동)

             08년 1월 6일(日)  맑은날(최저-2도 최고12도)

                        나홀로

                   도상거리: 19.9km 

                      산행시간: 11:17분


오랜만에 운동장서 공을 찿더니 온몸이 쑤시며 잠을 설쳐 알람도 울리기 전에 깨어난 시각이 3시40분. 어제 대충 준비 해논것과 빠진 장비를 가게에서 보충, 길을 떠나는 시간4:30분. 아차! 주머니에 돈이 없는걸....농협창구도 문은 닫히고 막막하던 차 생각나는건 은실네 포장마차다. 이 시간까지 열렸을라나?

다행이 아직도 성업중인 은실네서 누님께 2만원을 빌려 출발하니4:50분

천안 논산간 고속국도를 이용 전주 지나 태인 I.C로 빠져 칠보면 구절재에 도착, 라면을 끓여 먹고 볼일도 보고 만반의 준비를 마치니 7:40분. 랜턴도 필요없는 시간이라 빼놓고 갈까 하다 혹시나 싶어 챙겨가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07:43 ‘안녕히가십시오 정읍시 산내면’ 이정석 앞으로 들머리가 이어진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을 밟는 기분이 일단은 샹퀘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징그러울 눈일줄은 꿈에도 모르고....

먼놈의 겨울 날씨가 이리도 따뜻한겨 20분도 지나지 않아 흐르는 땀방울에 쟈켓도 벗어버리고 동계용 짚티로 진행하지만 이것도 덥다... 반팔을 입고 왔어야 하는걸...ㅎ ㅎ

왼쪽으로 크게 휘도는 능선을 따르는 길, 오른쪽의 칠보마을이 흰눈에 덮힌채 평화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08:49 지도상 미리재에 이르면 앞으로 송전탑이 자리하는데, 고라니인지 멧돼지인지 모를 녀석이 심하게 상처를 입은 듯 발자욱에 피가 흘러내린 모습이 흰눈 위에 선연히 배어있다.

불쌍한 녀석의 발자욱은 나의길과 함께 오래도록 이어지다 어느순간 어디로 간지 모르게 흔적없이 사라진다.

08:59~09:03 336.7봉 삼각점 아래서 배낭을 내린다.

선답자의 기록에 의하면 이곳까지 55분인데 76분이 걸렸으니 대략 1.4배의 시간이 더 소요된셈.쌓인 눈으로 인해 가야할 길이 의외로 만만치 않을것임에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는 순간,서둘러 길을 떠난다.

완만하게 내려서던 길은 다시한번 427m 소장봉까지 올려붙인 후 급한 내림길을 미끄럼 타듯 내려서니 저 아래 사적골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09:32

임도따라 올라서면 좌측의 표지기가 숲속으로 안내하고 그도 잠깐 다시 임도와 만난후 다시한번 숲속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을 러셀하며 올라섬이 힘에 겨워 한숨만이 울려퍼진다.

10:18 좌우 갈림길이 확연한 재는 중리마을과 석탄사로 내려서는 길인 듯..

조그만 오름길도 힘에 겨운 습설 산행에 체력소모가 많아 걱정이다.

칠보면 반곡리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길옆 바위는 따뜻한 날씨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다시 한번 올라서는 국사봉 갈림길서 주저 앉아 쉬어간다.10:48~56

여기서는 우측으로 90도 꺾이는 내림길이다.

도상 노적봉(545.9)으로 표기된 553m봉의 빡센 오름길에 간간이 보이는 칠보면 반곡리의 조망을 위로삼아 올라서니 백곰님의 낡은 코팅지가 553m봉 임을 알려준다.11:35

내림길에 김해김씨 묘 두기를 지나 커다란 콤파스의 동물 발자욱은 고라니의 것인가? 1m가 넘게 뛰어다니는 저놈의 날렵함이 새삼 부러운 지금이다.

굴재 내려서기 전 고당산을 조망할수 있는 조망처를 지나 굴재에 떨어진다.12:02

복분자 밭이 마루금을 차지한 굴재.밭 가장자리를 따라 묘목단지 안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헤치는 길이 쉽지않다.깊은 눈과 성긴 나뭇가지에 기진맥진 올라서는길,따스한 날씨마저 맥빠지게 하는 고당산 오름길에 그만 주저 앉아 버린다.12:10~15

햇볕이 내리쬐는 벌목지대 오름길에 몇 번을 쉬어가며 좌로 꺾이는 528봉의 하얀 무덤이

반갑다.12:43

지금부터 마의 오름길이 펼쳐지는 고당산!

눈의 무게를 못이겨 주저앉아 버린 산죽이 등로를 가로막는 형국의 가파른 오름길은 허리까지 빠지게 하며 수영선수로, 때로는 허들선수로 힘겨운 레이스 끝에 아니, 사투 끝에 올라선 고당산이다.13:12

저 멀리 중계탑이 자리한 곳이 망대봉인가? 한숨 나오게 하는 저길 오늘 넘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추령까지 앞으로도 여섯시간은 족히 걸릴터, 개운치에서 개운하게 끝낼까? 에이 밥이나 먹고 생각해보자...

고당산을 조금 내려와 바위가 자리를 만들어 주는 곳, 주저앉아 라면을 끓여먹는다.13:18~48

사정없이 떨어지는 내림길이 원망스럽게 대나무 숲 아래 개운치에 떨어지면 외딴집서 식수를 보충할수 있어 좋다.14:24

21,29번국도가 지나가는 개운치는 우로 내장사 지나 정읍이요 좌로는 순창으로 이어진다.

개운하게 여기서 끝낼까 하다 본전생각도 나고,또 여기서 끝낸다면 개운치가 못할것 같아 강천산 군립공원이라 쓰인 이정표 뒤로 올라선다.

아!고맙다.러셀된 길이.....선답자의 발자취가 이렇게 반가운 적이 있었던가? 눈내린 길을 가장 먼저 밟고 싶어하던 낭만도 욕심도 다 필요없는 지금 조금 지지저분할 지어도 저님을 존경하고 싶다.

15:00 군부대가 차지한 망대봉 철책앞, 등로 없는 좌 사면길을 헤쳐 나가야 정문 앞에 이른다.

15:06~35 포장로가 올라오는 정문앞서 질퍽거리는 등산화 말리는 작업을 하고간다.

버너를 피워 코펠에 양말을 짜서 말리고,커피도 한잔 마시는 여유를 부려본다.

포장로 따라 이어지는 내림길을 쫒으며 내장사쪽 조망도 바라보고,처음으로 맞이하는 편안한길의 발걸음은 날아갈듯 가볍다.

16:20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점, 출입을 금하는 표지판이 왜 있을까?

한구비 올라 좌로 돌아 내리는 능선흐름이 요상한 구간이지만 선답자도 이리 진행하였으니 맞겠지 뭐?눈무게로 주저앉은 대나무 군락지대에 이르면 여시목인데 좌측으로도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직등을 올라타는 길도 있을듯 하다.16:33

자! 저 앞의 봉을 향하여 힘을 내보자.

마음뿐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는 힘의 한계를 느끼며 쉬어가길 여러차례만에 올라선 506봉우리가 반갑다.16:46

힘들게 올라선 만큼 보상없는 봉우린가 했지만 조금 나가니 전망대가 힘듦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전망을 선사한다.복룡터널 뒤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질리게도 하지만 저 아름다운 마루금을 밟을수 있음만으로도 희열과 황홀감에 도취되는 지금이다.

다시 떨어지는 길이 원망스럽지만 어찌하랴, 담담하게 우측의 석양을 바라보며 복룡재에 내려서니 서래봉 뒤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답다.17:21

한층 가까워진 추령봉을 바라보고, 철망따라 이어지는 오름길이 마지막 시련이길 바라며 정상서 쉬어가려 하지만 지친 몸둥아리는 기어코 바위에 주저앉길 원하는구나.오늘 여러차례 망가지는 몸이다.좀처럼 오름길서 쉬지않던 몸둥이가 벌써 몇 번째인지......

남은 감 한입 베어물면 나아지려나,물도 벌컥 들이키고 천천히 올라선 봉우리는 540m를 가르킨다.17:46 여기서 또다시 떨어지는 길이 질린다.

있어야 할곳이 아닌곳에 삼각점이 자리하고,금방 까먹은 고도를 복구하기 위한 마지막 오름길에 어둠이 밀려든다.

적설량이 유난히 많은 추령봉 아니 녹은 양이 적은 추령봉 오름길은 좌사면으로 완만하게 올린후 우로 꺾여 급하게 올라선다.마침 반가운 친구 성원의 전화가 힘이 되어준다.

일찍 끝내고 소주라도 한잔 하려던 계획은 물건너 가고,12시 안에 집에 도착할수 있을지 조차 걱정되는 지금이로다.

급하지만 짧은 오름길을 극복하니 추령봉 송곳바위 정상이다.18:16~21

아쉽게도 어둠이 가득찬 지금 조망은 제로 상태다.

표지기도 뜸한 이곳서 내림길은 어딜까? 조심스럽게 남쪽을 향하여 내려서니 전망좋을 낭떠러지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머리털이 쭈삣 설정도로 위험한 절벽서 바라보는 내장산이 기막힐텐데,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1시간만 일찍 시작했어도 내장의 진면목을 보았을텐데...

표지기는 보이지 않고 발자욱도 없는 이곳서 유심히 선답자의 흔적을 쫒아 내려선곳은 다름아닌 좀전 국립공원 출입금지 팻말이 자리한 곳으로서 올라온대로 내려서면 되는것을...

이곳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서는 암릉길이 위험스럽다.

18:32 도근점이 자리한 봉을 지나 이제 내림길만 남았으리라...

하지만 작은 오르내림을 거치며 전망대일 듯한 암릉에 올라서고18:47

이후로도 잔잔한 오르내림을 겪으며 선답자의 발자취를 쫒는길 그만 추령 내림길을 지나 마을 안으로 돌아 나온 추령이다.19:00

인심 좋은 휴게소 주인 내외분! 고구마와 국수까지 대접해 주시고 택시까지 싸게 콜해주신 주인 내외분께 진정어린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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