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15차(21차) 졸업산행
토끼재(광양시다압면,진상면)~외망포구(광양시진월면 망덕리)
07년 12월 30일(日) 눈후 맑은날(최저-10도 최고-1도)
자유인산악회원 10인과
도상거리:15.2km
산행시간:8시간55(산신제포함)
드디어 자유인과는 마지막인 호남졸업 산행이다.
연말의 고달픈 술자리로 피폐해진 몸둥아리가 걱정이지만 그리 길지 않은 마지막 길이기에
큰 걱정은 없다.
토요일 초등 친구들과의 즐거운 저녁시간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적당한 분위기에 잘 헤어진 듯하다.
나의 바램처럼 펑펑 쏟아지는 흰눈이 호남의 마지막 길을 축하해주는 듯.....
홍권 형님과 안성 휴게소서 자유인을 기다리길 얼마 지나지 않아 자유인 일행이 도착한다.
반가워야 할 산꾼들과의 만남이건만 원치 않는 종주패를 임의대로 제작하여 5만원을 강요하는 한 대장에게 맛이 가며 산행기분이 다운되는 순간이다.
총무의 각출을 돈이 없다고 거부하며 가시방석의 호남길이 될줄이야...
그냥 눈 딱감고 주는건데...... 뱉은 말이 있어 주기도 그렇고 쩝...
안기사님의 고집으로 이리저리 헤매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토끼재에 하얀 눈이 나린다.
04:40 오늘은 후미에서 여유롭게 진행하리라 다짐하며 토끼재를 출발하는 길이 차갑다.
올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몰아친 날이기에.......
의외로 잡목이 드세게 구는 구간은 여름철 지나지 않음에 다행으로 생각하게 허며 커다란
암릉이 작은산 답지 않게 자리한 곳도 지나며 불암산에 올라서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왼쪽의 섬진강 너머 하동시내 불빛을 바라보며 올라선 불암 산정에 강한 바람이 몰아친다.05:22 시원한 조망이건만 바라볼 수 없는 어둠이 아쉽다.
사진 한방 찍자는 배대장님의 말에 아랑곳없이 사라져 버린 선두를 쫒아 내려선다.
스패츠 끈에 달라붙는 눈이 성가시게 하는 순간은 오래도록 이어진다. 아침먹기 전까지...
돌부리만 나타나면 신발을 터는 행위를 이어가며 도로에 떨어지니 진월면과 진상면의 경계인 탄치재(매치재)로 2번 국도이다.05:54~06:00
잠시 물 한모금 마시고 절개지를 올려치는 길이 벅차게 가파르다.
아니 이게 무신 냄새! 고약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역겨운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지며 능선을 넘어서니 비로소 암모니아 역겨운 냄새도 사라진다.
저 고약한 냄새를 배출하는 사업장은 도대체 어느 업체인가? 고발 조치라도 해야 하는건 아닌지.....
제법 가파른 오름길 바위도 만나며 국사봉에 올라선다.07:16~30
사위가 밝아오는 국사봉서 일출을 기대하며 사방을 둘러본다.
하동 금오산과 광양땅 앞으로 가야할 망덕산과 천왕산이 아련히 펼쳐지고,코앞으로 흰눈의
아름다운 정맥이 순백으로 다가온다.
흐미한 날씨에 일출을 기다리기엔 너무 추운 지금 내려서며 바라보기로 한다.
흰눈 쌓인 길이 너무나 아름다운 구간에 일출이 시작되려하니 그모습 놓칠세라 선두로 나서조망처를 찿아 참꽃 군락의 쌓인 눈을 훝으며 뛰어간다.
갈대에 덮힌 흰눈과 소나무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환상의 일출을 맛보며 내려서기 싫은 구간을 아쉽게 내려선다.
등로 좌측 이장한 묘지터에서 아침을 하기로 원하는 한 대장이다.08:20~09:00
저마다 가져온 버너에 라면을 끓여먹는 이순간이 산행의 크나큰 기쁨임이랴...
09:17 대나무가 인상적인 길 아래가 바로 상도재이다.
09:32~40 준희 님의 표지기가 안내하는 정박산 삼각점봉이다.
갑자기 배가 싸해지며 밀어내길 원하니 모두 보내고 지뢰를 매설한다.
홀로 진행하는 길 우측 숲 사이로 억불봉이 살짝 머리를 내미는 모습을 담아보고, 경전선의 화물 열차가 그림처럼 지나가는 모습이 정겨운 호남길이다.
뱀재가 내려보이는 무덤군에 이르자 길 건너 올라서는 자유인 대원의 모습이 다가온다.
09:51 뱀재에 내려서자 왼쪽으로 망덕산이 조망되며 우리일행인 듯 한분이 도로 따라
탈출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내려선 뒷마을이 사동마을 일까? 느티나무가 정겨운 마을 모습을 당겨보고 콘크리트 임도를 따르는 오름길이 살짝 얼어 상당히 미끄럽다. 억불봉이 좀 더 가깝게 조망되는 정상을 뒤로 하고 내려서면,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지를 만나고 수어천교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좀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구간이다.
10:13 콘크리트 수레길 삼정치에 이르고....
10:18~24 무덤 자리한 곳, 천왕산과 고속도로가 지척으로 내려다 보이는 이곳서 쉬어가는 일행을 만난다.
수어천 너머 광양이 코앞이고, 천왕산이 옹골찬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곳서 일산 박사장님이
건네주는 감 한조각이 입안을 달콤히 물들인다.
어느곳이 마루금인지? 밭으로 파헤쳐진 얕은 능선의 길 찿기가 애매한곳, 대나무가 도로 방풍림 역할을 하는곳 옆으로 내려서며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밑에 다다른다.10:43
한적한 도로건너 바로 이어지는 천왕산 오름길에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을 코뿔소님이 애써 올라 따준다. 감 아이스크림 이랄까 너무나 단감을 홀로 먹기 아까워 운해형님께 나눠 드리며 힘든 오름짓 끝에 대하는 전망처에서 지나온 억불봉과 국사봉쪽, 수어천 너머 광양의 시원한 모습이 힘듦을 보상한다.
갑자기 차가와 지는 매서운 바람속에 올라서는 천왕봉이다(225.6).11:10~20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을 선사하는 이곳이 낮은 높이임에도 왜? 천왕산이라 불리우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몸을 날려버릴 듯 불어대는 찬바람에도 내려서기 싫은 호남의 끝자락 천왕산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저 앞 망덕산을 향하여 활처럼 휘어가는 능선을 따른다.
암릉을 조심스레 내려 작은 오르내림을 거치는 길이 의외로 더디다. 마른 계곡을 건너는게 이상타 느끼며 2번국도 앞 배수로에서 이리저리 헤매다 우측의 배수로를 끼고 내려서자 날머리가 나오지만 이길이 정맥이 아님을 확인할수 있다. 저앞 절개지로 끊겨진 맥을 내려설수 없음에 부득이 우회길을 개설하여 마른 지계곡을 건널 수밖에 없는 마지막 길이 조금은
아쉬운 순간이다.
12:00 2번국도 중앙분리대를 기어 넘어 왼쪽의 오름길을 향한다.
12:05~15 양지바른 묘지에서 쉬고 있는 김이환님과 함께 쉬어가기로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세찬 바람이 무섭도록 불어대며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사면으로 들어가면 햇살이 따뜻하게 이내 풀어헤치게 만든다. 확실히 이 길이 정맥능선이 아님을 느끼게 가파른 오름의 잡목이 가로막는 망덕산이다. 마지막 피치를 올리듯 힘차게 올라서는 배대장님 쫒아 망덕산에(197.2) 이른다.12:32
조금 내려서면 부석정이란 정자와 덕석바위가 기막힌 조망을 선사하며 호남의 마지막길을 축복해준다. 후미가 올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조망에 취하는 사이 한 여인네가 올라선다. 자신도 1.9를 6년여에 걸쳐 완주 했노라는 대단한 여인은 과연 1.9한 사람답게 탄탄한 몸매에 내공이 느껴지며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곧 올라서는 남정네에 실례일까 싶어 포기하고 내려선다.12:37~48
약수터 갈림길을 지나 고도를 내림에 선두팀이 차려놓은 제상이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다.12:56~13:26 완주의 기쁨을 누리는 님들과 망혼제를 올리고 외망마을로 떨어지며 기나긴 호남길을 마감한다.13:35
이후 한켠 횟집을 차지하고 배대장님표 양주와 소주 막걸리로 얼큰해지며 저마다의 소감을 한마디씩 피력하는 시간속에 산우애는 절정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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